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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오페라는 대중들이 다가서기 어려운 장르라는 선입견을 갖는다. 대학시절 선배가 오페라단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덕분에 오페라 ‘나비부인’ 티켓을 얻어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앉아 무척이나 기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나비부인’의 서정적인 아리아 외에는 거의 기억하지 못했으니 아마도 반쯤은 눈을 감았던 탓이다. 이 경험 이후에 무의식적으로 오페라 공연관람을 멀리하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다시 활동하는 지인 성악가들의 오페라 공연을 관람할 기회가 종종 생기게 되었다. 슬픈 사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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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5.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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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러시아 선수의 금메달 시상식에서는 러시아국가(國歌)가 아닌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이 흘러나왔다. 2019년 도핑샘플 조작에 대한 처분으로 4년간 모든 국제대회에 국가, 국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러시아는 러시아의 국가대신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택하였다. 러시아임을 표현하는 강력한 차선책으로 그의 음악을 선택한 것이다. 표트르 일리치 차이코프스키(Piotr Ilyitch Tchaikovsky,1840-1893)는 러시아에서 가장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작곡가이다. 러시아 문학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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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5.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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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음악은 하느님께는 영광이 되고 인간에게는 기쁜 마음을 갖게 한다.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고 마음을 신선하게 하는 힘을 부여하는 것은 모든 음악의 목적이다.”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가 본인의 음악을 두고 한 말이다. 바흐의 음악은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조차도 경건하고 신성하며 거룩한 느낌이 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바흐는 모차르트, 베토벤과 함께 ‘가장 위대한 음악가’라는 칭호를 받는 작곡가이다. 바흐의 음악은 발표 당시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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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4.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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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낭만, 로맨틱, 서정적. 이런 의미의 단어들을 접할 때면 늘 쇼팽의 음악이 떠오른다. 그의 음악은 그야말로 감성적이고 서정적이며 로맨틱하고 낭만적이다. 밤을 떠올리게 하고 자연을 상상하게 하며 금새 눈물짓게 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녹턴, 왈츠, 즉흥곡 등 그의 수많은 피아노곡들 중 대중에게 유명한 곡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다양한 감성이 함께 담겨있는 곡, 그의 첫 번째 발라드곡인 ‘발라드 1번 g단조’를 소개하고자 한다. 프레데릭 쇼팽(Fryderyk Chopin,1810-1849)은 프랑스인인 아버지와 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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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4.2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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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많은 음악가들의 생애를 들여다보면 뛰어난 재능은 갖고 태어났으나 안타까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태어나면서부터 소위 금수저라 불리는 환경을 다 가진 음악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1809-1847)이다. 멘델스존은 독일 함부르크의 명망 있는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조부인 모제스 멘델스존은 독일의 철학자로 유태인 계몽주의 운동의 선구자였으며, 아버지 아브라함 멘델스존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부유한 은행장이었다. 독일의 유명 철학자인 괴테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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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4.14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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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음습하고 우울한 독일적 분위기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찬란한 태양의 음악”독일의 시인이자 철학가인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가 오페라 ‘카르멘(Carmen)’에 보낸 찬사이다. ‘카르멘’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집시 여인 카르멘과 보수적인 군 장교 돈 호세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다룬 오페라이다.그리스 비극에서 기원해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오페라는 이후 세속적인 내용과 결합하게 되면서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게 되고 바로크, 고전, 낭만 시대를 거쳐 유럽에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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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3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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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달빛을 보면 떠오르는 음악, 달빛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심상이 있다. 이를 표현한 음악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1862-1918)의 ‘달빛’과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1770-1827)의 ‘월광’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림을 보고 그 색감에 취하듯, 이 두 개의 음악은 음악의 색채를 한껏 발산해 듣는 이로 하여금 생각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적인 곡들이다. 작곡가들이 전혀 다른 시대에 살다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클로드 아실 드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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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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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왈츠는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3/4박자의 고전 춤곡이다. ‘돌고 돈다’는 뜻의 독일어 ‘Walzer’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남녀가 동그랗게 돌며 추는 춤으로 19세기 유럽의 사교계를 장식했던 춤 양식이다. 고전 왈츠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빈 왈츠(Wiener Walzer)’이며 지금도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댄스교습을 받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빈 무도회장에서 왈츠를 출 수 있는 무대가 열리곤 한다.왈츠의 고향으로 불리는 빈에 ‘빈 왈츠’라는 양식이 자리 잡도록 기여한 부자(父子)가 있었으니 바로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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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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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루드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고전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이자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음악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악성(樂聖)이라 불리는 칭호에 걸맞게 고단한 인생사에도 불굴의 의지로 수많은 명곡을 남겼던 그이다. 베토벤은 하이든, 모차르트와 함께 고전주의가 표방하는 절대음악을 완성하기 위해 곡의 전개방식과 화성 양식을 확립하였을 뿐 아니라 낭만주의 음악의 면모도 보여 ‘고전에서 낭만으로’의 길을 연 사람으로 기록된다.베토벤은 궁정음악가인 할아버지, 그의 뒤를 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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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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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내 귀는 이제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 나라를 위해 이 작품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체코의 민족주의 음악가인 베드리히 스메타나(Bedrich Smetana, 1824-1884)가 교향시 을 작곡하며 남긴 말이다. 스메타나는 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드보르작과 함께 체코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꼽힌다. 스메타나가 드보르작보다 17년 연상이고 그가 국민극장에서 지휘하던 시절 드보르작이 그 단원이었다 하니, 그의 말 대로 스메타나는 ‘체코 민족주의 음악의 시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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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3.0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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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창백한 얼굴에 깡마른 체구, 빛나는 눈빛의 사나이가 바이올린을 들고 무대 위에 등장한다. 그가 바이올린을 켜는 자세는 어색하기 짝이 없다. 악기는 땅을 향해 축 처져 있고 오른손목이 심하게 구부러졌으며 팔꿈치는 너무 높이 올라가있다. 하지만 그가 만들어내는 바이올린 소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화려하며 놀라운 기교로 가득하다. 그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악기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그의 몸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간하기조차 쉽지 않다.”파가니니에 대해 남겨진 기록이다. 니콜로 파가니니(Nicolo Pagan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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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2.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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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동양일보는 지난해 8월 1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금요일자 10면에 연재하던 박종석 미술평론가의 ‘젊은 예술가의 지금, 여기’를 19회로 마무리하고 강효욱 작곡가의 ‘눈으로 보는 클래식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 회마다 1곡을 선정, 쉽고 재미난 해설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획됐다. 낭만주의는 18세기 말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문예사조이자 예술운동이다. 음악계에서도 어김없이 이러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게 되었고, 형식을 중요시 여기는 고전주의 음악에 반하여 낭만주의 시대에는 주관적인 감정을 여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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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
2022.02.17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