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를 펴고 멀리 굴뚝 연기 오르는 방향으로

아아, 오오 보낸 소리가 헛둘 헛둘 되돌아와서

유리창에 잡티처럼 스러지는 오후

날아오르려는 것과 가라앉으려는 것이 균형 잡힌 40대의 연금술사가

오래 전 함께 살았던

청회색 털을 지닌 강아지가 들판에다 짖어놓은 소리를

황갈색으로 바꿔놓는다

재래식 시장에선 바닥에 주욱 늘어놓은 하루가 심심하게 흘러가고

밤새 동티난 공중이 거울을 보며

무수하게 찍힌 새발자국 위로 알록달록하게 소독약을 바른다

가끔은 몸을 기우려 낮달을 보는 아픈 자리다

세상 멀리 나가서 다녀보고 싶은 꿈의 높이다

전선이 공중 이마에 새기는 복잡한 신호음이 잡히고

먼 산 끝에서 밀려온 되새 떼의 굉음이 희미하게 닿는다

마흔 너머의 나이란

공중의 길을 내기 위해 밤낮없이 은밀하게 오는 것인가

휘몰려 다니는 바람이 공중의 문을 열고 고요해지는 것처럼

지금은 오후, 마법의 강의가 끝나면

햇살의 뿌리가 공중에 촉수를 대고 황갈색 들판 위

굴뚝 너머 아아, 오오 달려가서 한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얼마나 먼 수평의 길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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