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 쿵쿵 찍는 열병

그대 그리움에 아침 창을 열면

골목의 어둠과 함께 쿵쿵

발자국 남기고 사라지는

거대한 몸집 공룡을 만난다

그대 사라지고 남은 지상에는

몇 마리 피 흘리는 개미들이

압사 당한 주검을 물어 나르는 행렬

협궤 열차처럼 지나간다

그대 떠나 보내고 돌아온 뒤

찾아가는 쌍발 마을 그려진 지도에도

서리 내린 들국화 꽃잎에도

부치지 못한 편지에도 쿵쿵쿵

읽다 접어 둔 책에도, 잉크병 속에도,

거울 속에서도 쇠북 같은 울림

공룡이 걸어다니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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