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한 포기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들꽃 한 송이

또한 그런 듯하지만,

 

저 여리디여린 풀·꽃도

지옥 같은 더위와 비바람을 다

견디어 내고 나서 제 몸을 연다

한 채의 찬란한 우주를!

 

풀잎은 왜 뾰족한가

두근거리는 네 눈빛 때문이다

꽃잎은 어째서 울퉁불퉁한가

그 속에 음순이 춤추고 있어서다

 

배추 절 듯 전 그대의 오후

허공을 천천히 산책하고 있는

 

풀꽃 한 송이

네 앞을 환히 밝히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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