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란

이른 봄 오후 네 시

얼음에서 풀려난 강이

아가미를 뻐끔거린다

옆줄로 봄의 깊이를 가늠하고

순은의 지느러미를 흔들며

바다로 깊어가는 강,

금빛 해를 입에 물고

비닐을 뚝뚝 떨군다

비늘 떨어진 자리마다

발톱이 붉은 새가 날아와

부스러진 햇살을 쪼아 올린다

근질거리던 강둑에

연두색 물집이 툭툭 불거지고

나는 봄볕 닿은 자리마다

불에 덴 것처럼

저릿저릿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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