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은정

여울은 강으로 살아 있는 기쁨일진대,
샛강이야말로 또 다른 권태의 심심풀이였을 거
그 또래끼리 키 재기로 팽팽하게 널부러진 호박돌
묵 가운데 고즈넉이 퍼질러 앉은
뻔뻔스런 하오의 아뜰리에 문진文鎭일 수 있는 본새일거다

그래, 몸서리 쳐진 얼음장 같은 실존에도
몸 팽개칠 수 있는 정신지체아의 자해로
신독의 고독한 처신으로
차라리 구도자의 파리한 이마일진대
뜻 밖에서조차 불변한다는
삶의 본래적인 기슭

애초에 동여맨 옷고름만 도톰한 푸른 정맥으로 남아
그 오랜 세월 추상같던 서릿발
구름처럼 속속들이 드러내 감춘 세련이
지금 손바닥 위에 낮음으로 있는 침묵

겸손은 마음의 폭발로 응축된 표면의 끝일는지
꾸밈도 없이 참빗으로 곱게 빗어 내린 참 똑똑한 뒤통수
비굴도 아첨도 호령도 교태도
호젓한 물빛으로 덤덤하다
어쩌면 강한 외면이 이토록 속내를 부르럽게 감쌀 수 있는 것인지
물끄러미 바라보다
새삼스레 쓸어 보는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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