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석

싱싱한 새벽하늘을 데리고 의사가 분만실로 들어간다

 

팽팽한 대기

팽팽한 지평선

차디찬 적막이 흐르고 적막이 흐르고

 

눈 덮인 들판 끝으로

먹물처럼 퍼지는 여인의 외마디 비명

 

놀란 새가 푸드덕 허공에 희디흰 칼금을 긋는다

 

하늘의 회음부가 예리하게 절개되고

아기 울음 터진다

사방으로 빛이 터진다

 

눈 뜨는 돌

눈 뜨는 대지

샘물이 걷기 시작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