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내 유일 현업 ‘의료사고 수사특채’ 이정현 순경

이정현 청주흥덕경찰서 형사과 순경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청주흥덕경찰서 형사과 이정현(여·28) 순경은 충북지역 의료사고 특채 경찰관이다. 충북에 2명의 의료특채경찰이 있지만 1명은 육아 휴직에 들어가 유일한 현업 근무자다.

이 순경은 2018년 의료사고 경력특채로 경찰직에 합격해 교육을 거쳐 2020년 2월 흥덕경찰서 형사팀에 배치됐다.

전남 여수 출신인 이 순경은 여수여고를 거쳐 2016년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쉬지 않고 바로 전남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에서 2년 2개월을 근무했다.

이 순경은 간호사에서 경찰직을 전향하게 된 이유를 “의료과정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입증하지 못하는 억울함이 있는 분들을 많이 목격했다. 당시 큰 이슈가 됐던 서울의 모 종합병원의 의료사고, 근무하던 병원에서 볼 수 있던 교통사고 환자들. 이들의 억울함을 푸는데 내 지식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순경이 간호사로 근무하면서 들었던 의료사고는 굉장히 많았다. 멀쩡한 상태에서 들어와서 어디 하나 못쓰게 됐다는 이야기는 우스웠다. 죽었다는 소리도 가끔 들려왔다.

이 순경은 당시를 회상하며 “권역외상센터는 생명이 위급한 환자가 많이 온다. 정말 많은 죽음을 접해봤는데, 위중한 상태의 교통사고 환자가 방문했다. 그 환자의 최초 응급처치를 하고 경찰을 준비하려 간호사직을 그만뒀다. 후에 소식을 들었는데 결국 돌아가셨고, 고인의 죽음에 대한 국민 청원이 올라온 걸 알게 되면서 경찰직에 대한 마음이 더 굳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순경은 흥덕경찰서 형사과 막내다. 이 순경이 가진 의료지식은 현장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의료사고보다는 발생 빈도가 높은 변사 사고나 상해 사고 현장에서 그간의 경험, 지식이 빛을 발한다.

“현장에서 의료진이나 유가족에게 사고자의 상해 정도, 상해 원인을 설명하거나 복용하던 의약품 등을 설명할 때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고, 놓칠 수 있는 단서들도 다른 시각으로 바라봐 찾아낼 수 있습니다”

경찰서 내부에서도 이 순경에 대한 평가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피광희 흥덕경찰서 형사과장은 “신입이지만 의욕도 있고, 기존 형사들과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눈썰미가 있다”며 “아직까지 충북은 경기지역처럼 의료사고 전담팀이 경찰에 편성돼 있지 않지만, 이 순경 등을 시작으로 서서히 체계를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호사에서 경찰관으로 변신한 이 순경은 “앞으로 충북지역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간호사로 일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충북 경찰에도 체계적인 의료전담팀이 신설돼 의료사고를 당한 분들의 억울함을 덜어 줄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우식 기자

간호사로 근무할 당시 이정현 순경(사진 이정현 순경 제공)
간호사로 근무할 당시 이정현 순경(사진 이정현 순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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