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내게 신앙과 같은 것”

 

정명숙 수필가의 수필 어미16회 충북여성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수필 어미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작품 전체에 녹아있는 작가의 따뜻한 배려가 독자를 편안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세심한 관찰과 사유(思惟)를 통해 애절하고도 숭고한 모성은 인수(人獸) 공통이라는 주제를 이끌어낸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다음은 정 수필가와의 일문일답이다.

 

-수필 어미는 어떻게 탄생한 작품인가.

숲속 마을로 이사한 후,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 고양이를 만나면서 캣맘이 되었다. 새끼가 자라 새끼를 낳아 데리고 온다. 비 오던 어느 날 어미가 보는 앞에서 그중 한 마리가 마당에서 후진하던 내 차에 치이어 죽었다. 산 생명의 목숨을 부주의로 끊었다는 죄책감이 무척 심했다. 지금도 어미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 그날, 어머님이 떠 올랐다. 아들은 스스로 세상을 떠났지만 남겨진 어머니가 허물어지는 모습은 차마 지켜보기 힘들었다. 새끼를 키우는 어미라면 고양이의 심정도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소재는 주로 어떻게 얻는가.

주변의 소소한 것에서 찾는다. 도심에서 살 때는 도심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산속 마을에 살면서는 주로 자연에서 만나는 것들과의 경험에서 글을 끌어가기도 하고 생 노 병 사에서 받는 감동, 슬픔, 고통에서 글감을 얻기도 한다. 모든 것이 소재가 되기도 하나 글을 쓸 수 있게 동기부여를 하는 고마운 분들이 있다.”

-작품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그리운 것이 많았다. 삶이 거칠고 메말라지자 더욱 심해졌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잃어버린 나를 찾고 싶었다. 뒤로 쳐진다는 게 두려웠다. 그 무렵 지인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서 정신이 들었다. 동등한 자리는 아니더라도 나를 높여 대화는 통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고 하고 싶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자신에게 있어 수필이란.

수필은 내게 신앙이다. 상처를 치료해 주었고 희망을 품게 했다. 무엇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게 되었다. 매사에 자신감이 생기자 당당해지고 긍정적으로 변했다. 무엇보다 집중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라서 삶이 촘촘해지고 설렌다. 삶을 어두운 나락에서 밝고 화사한 자리로 올라오게 한 수필은 부인할 수 없는 나의 거룩한 신앙이다.”

-수필가로서의 꿈은.

충북여성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수필가로서의 큰 꿈은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글을 발표하는데 많은 부담감이 들지만, 욕심을 낸다면 더욱 정진하여 살아 숨 쉬는 글로 삶의 무늬를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가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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