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유일한 역학조사관 하미경

하미경 역학조사관

[동양일보 엄재천 기자]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더믹에 빠지면서 백신접종이 우선 순위를 점했다. 대한민국도 국민 70~80% 이상이 백신접종을 완료하면서 위드코로나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하루 확진자가 5000명 이상까지 발생하면서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역학조사관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대전,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정식 역학조사관은 단 1명뿐이다. 그 1명이 충북도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국에 정식 역학조사관은 30명뿐이다. 30명중 중앙에 26명, 지방자치단체에 4명이 있는데 충청권 유일 역학조사관 하미경(50·사진) 씨를 만났다.

충북도 감염병관리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하 역학조사관은 현재 사무관 교육을 받고 있는 중이다. 어려운 시간을 쪼개 만난 하 역학조사관은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은 ‘마스크’라고 강조했다. 하 조사관은 “백신도 그렇고 손씻기도 코로나19를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며 “최선의 방책은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 조사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확진자가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선이나 접촉자에 대해 솔직하게 진술을 해 줘야만 접촉자 검사를 통해 추가 확진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밀접접촉자는 격리해 추가 전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속 상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는 큰 사업장이나 확진자가 기숙사에 거주하는 경우 접촉자 수가 많아 당연히 격리조치 들어가는 직원이 많아지는데 이 경우 회사 손실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또 자영업자나 하루하루 일을 해서 일당을 받는 사람들은 14일 격리에 들어가면 경제적 수입이 뚝 떨어지는데 이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런 경우 많이 죄송스럽고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고 힘든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하 조사관은 "작년 1월부터 거의 2년간 코로나19 관련 역학조사관으로 일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보람된 시간이 아니었나 위안을 삼는다"고 덧붙였다.

그가 역학조사관으로 입문한 계기는 자신에게 떳떳해야겠다는 생각에 질병관리청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과 심의과정을 받으면서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역학조사관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 있었다. 그해 7월에 감염병예방법에 시도에 2명 이상 역학조사관을 두도록 법이 개정됐다. 2016년부터 감염병 업무를 했는데 동시에 역학조사업무도 같이 하게 됐다. 업무를 하다보니 시군보건소 역학조사를 총괄해야 하고, 의료기관, 요양기관, 사업장 같은 관련 시설도 관리를 해야 했다. 확진자나 접촉자를 대상으로 업무를 하디보니 많은 저항들이 생겨났다. 행정기관에서 하는 일들을 이해시키기 위한 역할도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역학조사관은 감영병이 발생했을 때 원인과 특성을 찾고 감염병 유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역학조사는 확진자 심층조사를 통해 동선과 접촉자를 확인 후 누락이 없는지, GPS와 카드내용을 조사한다. 사업장이나 요양시설과 같은 고위험시설에서 집단발생할 경우 현장조사를 나간다. 고위험 시설인 경우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거나 거주하기 때문에 시설내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하는게 중요하다. 현장에서의 확진자 동선을 쭉 둘러본 후 접촉자 범위를 어디까지 할 것인지 정하고 추후 전수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확진자 발생양상을 모니터링한다.

전국에 역학조사관이 적은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하 조사관은 "역학조사관이 되려면 질병관리청에서 기본교육 3주, 추가교육 3일씩 6회를 받은 후 감영병분석보고서 2편, 역학조사결과보고서 2편, 그리고 논문을 작성해서 질병관리청 심위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이다. 역학조사 업무자체가 감염병이 확진된 사람, 주위접촉자를 대상으로 조사하고, 활동을 제한하는 역할이다 보니 ‘기가 다 빠진다'"고 한다. 또 "업무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도 크다. 특히 역학조사해야하는 시간이 낮과 밤, 근무시간, 근무외시간 구분없이 즉시 시행할 때가 많아 신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어 기피하는 업무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하미경 역학조사관 경남 진주 출신으로 공직생활은 2003년 음성에서 출발했다. 이후 2006년 충주, 2009년 청주에서 재직하다 2012년 충북도로 전입했다. 가족으로는 남편과의 사이에 1남1년를 두고 있다. 글 사진 엄재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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