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장

염선규 청주필한방병원장

[동양일보]지난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한의학의 과제는 수천 년을 이어 온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과학화’, ‘대중화’, ‘세계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지난 시간에는 ‘과학화’를 위한 여정을 짧게 소개했고 이번에는 통계와 사례를 중심으로 ‘대중화’와 ‘세계화’에 대해 언급하려 한다.

그럼 실제 한방의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한의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새로운 한방트렌드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실이용자들의 통계가 중요하다. 따라서 3년마다 진행되고 가장 최근에는 2020년에 있었던 ‘한방의료이용 및 한약소비실태조사’를 우선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 국민 10명 중 7명 정도가 대부분 질환치료를 목적으로 한방의료를 경험해봤으며 그중 78.3%가 재이용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용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인지되었으며, 이로 인해 건강보험 급여 확대 시 한약제제, 추나요법 등에 대한 우선 적용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런 이유로 한방의료분야에서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 1위가 보험급여적용확대(33.4%), 2위가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22.3%) 순으로 조사되었다.

다음으로 실제 한방의료를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90% 정도가 질환치료를 위해 방문했으며, 외래 혹은 입원치료의 가장 큰 이유로 치료효과가 좋다(외래 57.4%, 입원 71.9%)는 것을 선택했다. 이후로 접근성, 부작용이 적어서, 검사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등의 순서로 파악됐으며, 한방의료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한 경우는 10% 이내에 불과했으며 98% 이상이 재이용 의사를 나타냈다. 그럼 그 불만의 이유가 무엇일까. 비용적인 부분으로 일반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첩약, 한약제제, 추나요법 등에 대한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었으며, 외래 이용환자의 51.6%와 입원환자의 67.1%가 보험급여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실제 ‘한의학의 대중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접근성을 높이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일이다. 한의학계에서는 한약의 제형 개발, 안전성 확보 등에 주력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며, 정부에서 만족도 높은 항목들에 대한 급여화를 지속 추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약(첩약)의 경우 여러 문제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2019년부터 급여화를 위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시범사업 단계인 만큼 오늘은 2017년 시범사업을 거쳐 2019년 3월부터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있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다룬다.

밀 추(推), 당길 나(拿), 추나요법은 말 그대로 한의사의 손으로 인체를 밀고 당겨 치료하는 기법을 의미한다. 추나요법은 틀어진 골반과 척추를 바로잡고, 관절의 정상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이러한 이유로 언제나 진료실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치료법 중 하나로 손꼽히며, 실제 2017년 시범사업 당시, 추나요법 3회 이상 받은 성인근골격계 질환자 416명 설문 결과 만족도는 92.8%에 달했다. 따라서 첩약과 더불어 보다 표준화된 매뉴얼을 구축할 경우 ‘해외진출’ 및 ‘세계화’를 위한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할 핵심 아이템으로 꼽힌다.

다만, 2020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아직도 추나요법이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것에 대해 77.3%가 아직까지 모른다는 부분과 한의약이 공공의료서비스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이 80% 내외라는 것은 다소 충격적인 결과다. 따라서 저를 포함한 모든 한의학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해야 할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만족도 높은 한방의료를 보다 많은 국민이 보다 적은 비용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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