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철 충북도 화장품천연물과 사무관

한현철 충북도 화장품천연물과 사무관

[동양일보] ‘누리호’가 우주로 향한 날의 감동이 생생하다. 한국의 기술력을 쏟아부었다고 하는 누리호 개발 사업에는 국내 기업 300여 곳에서 500여 명이 참여했다. 약 37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누리호는 영하 183도의 극저온과 영상 3400도의 초고온을 견디며, 우주로 발사됐다. 이러한 발사체가 극한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재가 있다. 세라믹이다.

흔히 세라믹이라고 하면, 도자기, 벽돌, 타일과 같은 것을 떠올리기 쉽다. 그도 그럴 것이 제일 익숙하기도 하고, 세라믹(ceramics)의 어원부터가 불에 구운 물건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케라미코스(keramikos)다. 하지만 흙, 모래 등 천연광물을 반죽하고 가열해서 물건을 만드는 것은 전통 세라믹 산업이다.

현대의 세라믹은 첨단소재다. 요즘 세라믹은 반도체, 이차전지를 비롯해 전기전자, 기계, 화학,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쓰이고 있다.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700여 가지 부품 중 최소 600개 이상의 부품에 세라믹이 들어갈 정도다(한국재료연구원, <세라믹아 놀자>). 이처럼 세라믹이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알루미나(Al2O3), 탄화규소(SiC) 등 고순도로 정제된 원료를 다룰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정제, 제어, 합성, 가공 등의 기술지식이 축적되면서 세라믹이 가진 다양한 물리적, 전자기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세라믹은 중요한 소재다. 생체적합성이 높은 바이오세라믹(bioceramics)은 인공 뼈, 인공 관절, 인공 치아(임플란트) 등 조직재생 소재로 쓰인다. 바이오세라믹은 금속이나 플라스틱보다 우리 몸과 안정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높고 회복기간은 짧다고 한다. 이외에도 암, 전염병 등 질병 진단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이거나, 약물 전달의 효과성을 높이는 데에 세라믹 소재 원천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쉽게도 세라믹의 중요성과 가능성에 비해 우리나라 세라믹 소재산업의 대외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금속 1개뿐이던 뿌리기술 소재에 세라믹을 추가하고, 연구개발·투자 등 지원을 늘리고 있다. 참고로 뿌리기술이란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로서, 소재를 가공하여 부품이나 제품을 만드는 핵심 공정기술을 의미한다.

충북은 바이오와 세라믹의 융합에 초점을 맞췄다. 충북도는 인프라 구축, 기술개발 및 사업화 지원, 인력양성 사업 등 바이오·세라믹 소재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성장기반을 조성 중이다. 우선 한국세라믹기술원 융합바이오세라믹소재센터를 오송에 유치했다. 센터는 R&D, 시험·분석, 평가·인증 등 산업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오·세라믹 소재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돕기 위한 입주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센터동과 공장으로 구성된다. 시제품 생산 및 평가를 위한 장비 약 110여 대가 도입되며, 한국세라믹기술원 전문가들이 입주한 기업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충북이 세라믹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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