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인터뷰
‘라임 로비’ 의혹사건 무죄판결…출소 1개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 사진 지영수 기자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 사진 지영수 기자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편파·표적수사, 먼지털이식 수사를 바로잡는 것이 검찰개혁이다”

라임자산운영(라임) 사건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복역하다 1년여 만에 풀려난 검사출신 윤갑근(58·사진) 전 대구고검장의 검찰개혁에 대한 시각이다.

동양일보는 윤 전 고검장을 13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고법 형사1-1부는 지난해 12월 1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협의로 기소된 윤 전 고검장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20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변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대리·청탁·알선 등 법률사무에 해당한다”며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그는 “구치소에서 370일 있었는데 일련의 과정이 정상적인 사법절차 속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많은 생각을 했다”며 “풀려난 뒤 지리감각과 사람인식 감각이 떨어져 한 달 동안 적응하는데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한달 동안 가족을 비롯해 정치에 입문했을 때부터 꾸준히 지지해준 사람들에 대한 송구스러운 감정 등 복잡한 심경이었다.

그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로비 대상으로 지목해 2020년 12월 10일 검찰에 구속됐다. 24년 경력의 검사를 무너뜨리는 데에는 3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청주시 미원면 출신 윤 전 고검장은 청주고(55회)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19기)과 군법무관을 거쳐 1993년 대구지검 경주지청에서 첫 검사의 발을 내디뎠다.

이어 수원지검 평택지청 부장검사,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청주지검 충주지청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대검찰청 강력부장·반부패부장(검사장급), 대구고검장,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이석수 특별감찰관’ 의혹 특별수사팀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서 ‘우병우 사단’으로 찍혀 2017년 검찰을 떠나 고향에서 변호사를 개업했다.

이후 2020년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충북 정치1번지’ 청주 상당구선거구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더불어민주당 정정순(4만5707표) 후보에게 3025표차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정계 입문을 계속 준비하던 중 ‘황교안 측근’ 딱지가 따라붙었고, 결국 사표를 낸지 3년 만인 2020년 라임 사건에 휘말려 옥고를 치렀다.

그는 “처음엔 자괴감과 참담한 심정 이었다”며 구치소에서 재소자들을 만나 그 속에서 그들과 접촉하면서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이어 “그들의 안타까운 처지를 듣고 전에는 ‘변명에 불과한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수사기관에 억울하게 당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검사 인생을 돌이켜보며 반성을 많이 했다”며 “검사 입장에서 사건을 올바르게 밝히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었던가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도 고초를 겪었다. 딸이 라임 사건 1심 재판도중 아버지의 신변을 비관하며 지난해 1월 4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었다.

그는 “구속되고 나서 거의 매일 인터넷 편지를 보내왔는데 어느 날 갑자기 끊어졌다”며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는데 다행이 다리만 부러지고 생명엔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현재는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회복했다고 한다.

검찰개혁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검찰조직이 정권에 장악되면서 편파·먼지털이식 수사로 공정성이 무너져 검찰이 존재해야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검찰개혁은 국민의 입장에서 고소 사건을 정확히 빨리 처리해주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항소심 판결이 탄탄하게 돼 있고, 사실관계에 기초한데다 법리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대법의 판결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심정을 밝혔다.

윤 전 고검장은 오는 3월 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청주 상당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구치소 있는 동안 믿어주고 격려해준 기대를 외면할 수 없어 그분들과 함께 청주 정치지형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제정비 속에서 법치주의가 완성돼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많은 공부와 전문가 도움 등을 받아 바람직한 제도정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영수 기자jizoon11@dynews.co.kr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