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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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일보]구제역과 광우병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1985년 광우병에 감염되면 뇌가 스폰지처럼 구멍이나 소해면상뇌증이라 하고 뇌신경 손상으로 몸부림치는 증상 때문에 광우병이라 하였으나 원인체는 미지였다. 1987년 동경대 전염병 교수가 “광우병은 새로운 slow virus같다. 한국과 일본에서 도축하던 백정의 가계조사 결과, 정신이상이나 저능아가 많은데 그들이 즐겨먹는 소등골이 원인 같다. 소등골은 신경세포 덩어리로 사람의 뇌신경세포에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켜 뇌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니 절대 먹지마라” 경고했다. 광우병과 인간광우병(크로이츠펠트야곱병)의 원인체가 변형된 프리온단백질이라고 밝힌 스탠리 프루시너 교수가 199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광우병은 소의 내장, 뼈, 뇌같은 부산물을 소에 먹여 유발된 질병이다. 소에서 많은 고기와 우유생산을 위해 곡물사료 대신 육골분사료를 공급한 결과, 그 생산량은 대폭 증가됐으나 비극의 시작이었다.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인간이 대자연의 법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받은 보복”이라 했다. 영국은 광우병 첫 발생국으로 470만 마리 소가 도살되고, 전 세계 인간광우병 사망자의 96%가 영국이었다. EU 전체 광우병 피해액은 126조에 이른다. EU 중 스웨덴에서만 광우병 발생이 없었는데 노벨상 수상국가로서 같은 종족의 부산물을 먹이는 것은 비윤리적 문제라고 금지시켰기 때문이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린다는 촛불집회를 통한 선동과 왜곡으로 국정은 파탄에 빠졌다. 광우병 파동 13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이지만 광우병 발생은 아직 없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유제류에 감염되는 가축전염병이다. 후진국 병이라 하지만 2001년 축산선진국 영국에서 발생해 18조원의 피해를 입었다. 구제역의 가장 큰 피해국은 대만이다. 1997년 대만은 구제역발생으로 돼지 400만 마리가 살처분돼 양돈업은 궤멸되고 42조원의 피해를 입었다. 국내에서도 2004년 구제역이 발생하여 피해액은 3조원이 넘는다. 발병 농가 반경 500m 이내 멀쩡한 동물까지 생매장하는 방역정책은 비윤리적인 문제로 지탄을 받았다. 이후 살처분 아닌 백신정책으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청정국 지위보다는 백신접종을 통한 구제역 차단정책으로 전환했다.

2019년, 치사율 100%로 아직 백신이 없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 발생하여 7만마리 돼지가 살처분되고 아직도 야생멧돼지에서 발생중이다. 구제역,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지자체 행정은 마비가 된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 주민의 이동까지 제한되는 국가재난형 질병이기 때문이다. 공산품은 안팔리면 저가판매하면 되지만 가축감염병은 멀쩡한 동물까지 생매장하므로 피해액은 천문학적이다. 우리 일상과는 멀게 느껴지는 일개 가축전염병도 사람의 감염병처럼 1개 국가가 위험해지면 전 세계가 위험해지는 팬데믹 시대이다. 광우병으로 경제 파탄이 난 영국, 구제역 피해의 대만, 정권 초기 광우병, 정권 말기 구제역으로 곤욕을 치룬 이명박 정부를 지켜보면서 가축전염병 방역은 국민의 먹거리 수호이자 국가경제를 지키는 제2의 국방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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