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동양일보]사람이나 가축의 병원체가 적군의 살상이나 태러, 경제적 타격을 위해 사용되는 예는 많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 피해를 주기에 생물무기로 자주 사용된다. 또한 가축에만 감염되는 병원체도 가축만을 살상하지만 가축살상은 적군에게 식량공급, 전력,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주기 때문에 생물무기로 사용된다.

전쟁에서 감염 사체를 생물무기로 최초 이용한 것은 몽골군이었다. 1346년에 흑해 연안의 카파에서 몽골군과 유럽 연합군과의 전쟁시 몽골군이 투석기로 페스트 사망사체를 성안에 투척해 전파한 것이 세균전의 시초라 알려졌다. 페스트 사망자의 시신 수습 과정에서 흑사병이 전파되고 상선을 통해 유럽 전체에 전파됐다.

유럽의 아메리카 정복의 결정적인 원인은 감염병이었다. 1521년 스페인 에르난도 코르테스 500명의 군대가 아즈텍제국을 멸망시키고, 1532년 에스파냐 프란시스코 피사로 168명의 군대가 잉카제국 8만명을 멸망시켰다. 이들 군대는 천연두에 면역력이 전혀 없는 원주민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켜 무력 아닌 감염사로 원주민 2000만명이 사망함으로써 인구는 90%까지 감소됐다. 역으로 말라리아, 황열은 유럽인에게 아프리카 이주에 큰 장애물이었고 황열은 아메리카를 착취하려는 유럽인의 과욕을 막고 노예제도 폐지의 계기가 됐다. 남미 원주민의 매독은 유럽에 전파돼 유럽인들을 오랫동안 괴롭혔다.

9.11테러에 사용된 탄저균은 포자에서 생성된 독소가 면역세포에 손상을 입히면 패혈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인수공통전염병이다. 탄저균은 강력한 포자형성 세균으로 생존력이 강하여 동결사체에서도 수십년 이상 생존하여 사람이나 가축의 치명적인 생물무기로 사용된다.

일제의 731부대는 중국 하얼빈 관동군 산하에서 세균전과 생체실험을 자행한 악명 높은 부대다. 1936년부터 1945년까지 포로와 죄수 3000명에게 각종 세균의 생체실험을 했고 사망자는 1만명에 이른다. 이 부대는 바이러스, 곤충, 페스트, 콜레라, 티푸스, 유행성출혈열 등 생물무기를 연구하고 마루타라고 불리는 인간을 생체실험용으로 사용했다. 생물무기는 저비용으로 대량생산과 대량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페스트 벼룩의 공중살포로 중국인 수천명을 살해했다. 731부대 예하 100부대는 가축감염병으로 세균전을 하던 부대이다. 이 부대는 대량의 고병원성 탄저균, 비저균, 우역균을 개발하고, 파리, 모기, 빈대, 이 등 병균 매개체를 번식시키고 생체실험용 혈액재료를 얻기 위해 말, 소, 낙타, 원숭이 등을 사육했던 수의사부대였다.

전쟁이 아닌 토끼 수 증가 억제를 위해 바이러스를 사용한 예도 있다. 18세기말 영국에서 호주로 들여온 28마리 토끼가 1950년대 6억마리까지 늘어나서 생태계를 황폐화 시키자 인체에는 무해하고 토끼에게는 99% 치사율의 토끼점액종바이러스를 살포시켜 대량 살상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내성을 가진 토끼 출현으로 정책이 실패로 끝나자, 1996년 90% 치사율의 다른 출혈병바이러스를 살포시켰지만 실패로 끝났다. 호주정부는 150년 동안이나 지속되고 있는 토끼와의 전쟁을 위해 아직도 새로운 바이러스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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