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매립·소각… 환경오염·산불위험노출
환경공단, 충북에 폐비닐처리시설 물색

충북 괴산군의 한 마을 공동 집하장에 쌓인 채 방치되고 있는 영농폐비닐 모습.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상>청정농촌 뒤덮는 영농폐비닐

■<중>제자리 걷는 수거·처리시스템

□<하>친환경농자재 지원·교체 시급

영농폐비닐은 각 지자체에서 마을별로 마련한 공동집하장으로 운반해 재질별(하우스, 로덴, 하이덴 등)로 분리배출하면 폐비닐 상태에 따라 kg당 A급은 140원, B급 100원, C급 60원의 수거보상비를 지급한다. 이어 한국한경공단(이하 공단)과 계약한 민간위탁수거사업자가 충북도내 1224개 마을집하장에서 수거사업소로 운반하면 중간처리사업소나 폐비닐처리공장에서 절단-세척-건조 단계를 거친 뒤 재생원료인 펠릿 등으로 재탄생된다.

문제는 충북지역 공단 수거사업소는 4곳(청주·충주·옥천·진천), 민간위탁수거사업자가 12명에 불과한데다 중간처리사업소나 폐비닐처리공장은 아예 없다는 것이다. 즉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영농폐비닐의 수거와 처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구조로 상당량의 폐비닐이 농가에 그대로 방치되거나 자체 소각·매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산간지역 농가에선 해마다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을 쌓아 놓거나 태우고, 묻는 일이 이미 연례행사처럼 굳어진지 오래다. 농민들 대부분이 70~80대 고령이고, 경작지가 마을집하장과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차량접근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방치된 폐비닐은 바람에 날려 계곡에 쌓이게 되고, 장마 때 하류로 쓸려가 배수구와 하천을 막는 등 재해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전국에 공단이 운영 중인 처리시설은 안동중간가공(8800t), 담양공장(1만t), 시화폐비닐재활용시설(7000t), 정읍공장(1만t), 안성폐비닐재활용시설(1만2000t), 성주중간가공(1만1200t), 의령중간가공(1만2000t) 등 7곳에 불과하다. 오는 8월 경북 봉화공장을 준공, 가동할 예정이며 충북지역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충북에서 발생하는 영농폐비닐은 모두 경기도 안성의 폐비닐재활용시설로 운반되고 있다.

공단 영농폐기물조사에 따르면 전국 영농폐비닐 발생량 대비 수거량은 △2017년 31만4475t/19만8576t(63.1%) △2018년 31만8775t/19만5005t(61.1%) △2019년 31만153t/19만3378t(62.3%) △2020년 30만7159t/19만5191t(63.5%)으로 수거되지 않은 물량이 40%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활용량(재고량포함)은 △2017년 17만1936t △2018년 19만5397t △2019년 17만5878t △2020년 20만5894t이었다.

2020년 충북지역 영농폐비닐 발생량 2만4138t 중 수거량은 1만9666t, 처리량(재활용)은 2만5299t이었다.

지역별로는 괴산이 3681t으로 가장 많았고, 청주 3037t, 충주 2472t, 제천 2118t, 단양 1929t, 음성 1529t, 옥천 1334t, 보은 1266t, 진천 917t, 영동 912t, 증평 303t 등 총 1만9498t에 이른다.

이 수치는 공단에서 공식적으로 수거한 폐비닐양만 따진 것으로 농가에서 자체 처리했거나 민간수집업자가 가져간 양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실제 폐비닐 발생양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충북의 한 농민은 “영농철이면 밭마다 폐비닐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새벽에 태우고 있다”며 “70~80대의 노인들이 흙과 돌이 섞여 있는 무거운 폐비닐을 먼 거리에 있는 집하장으로 운반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청정해야 할 농촌이 실상은 검은 연기에 그을리면서 검은 재와 쾌쾌한 냄새로 가득하다”며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적극 나서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yoha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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