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총-건설기계노조 양대 조합의 일감확보 싸움터로 변해
일거리 분할요구·악성민원 등에 업무차질·영업손실 ‘눈덩이’

지난 14일 한노총 건설기계분과와 한국건설기계노동조합 양측이 남공주산단 입구에서 ‘한노총 자격시비’ 논쟁을 벌이며 대치하고 있다.

[동양일보 유환권 기자]공주시가 조성 중인 남공주산업단지 공사현장이 한노총 건설기계분과와 한국건설기계노동조합의 일감확보 싸움터로 변하면서 시공사인 계룡건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공사가 4개월 내에 끝나기 때문에 양측의 가파른 대치는 일감 보다 자존심을 건 ‘소모전’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21일 계룡건설 관계자는 "한국건설기계노동조합(이하 건설기계노조)의 민원으로 감독관청인 공주시의 확인 굴착이 수차례 이뤄졌다"며 "공정지연과 중단이 반복되는 등 재산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공사장 주변에서 연일 계속되는 압박성 시위·농성에 시달리는 고통도 여간 큰게 아니라고 밝혔다.

남공주산단 조성공사는 흙깎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반을 쪼개 매립하는 공정으로 이뤄진다. 공사현장 부지 내 418만㎥에서 드러나는 약 310만㎥(74.3%)의 발파암을 가로세로 60cm크기 이내로 소할(小割)해 묻는 방식이다.

계룡건설은 당초 협력업체인 A사와 B사에 일을 맡겼다.

이중 A사는 한노총, B사는 건설기계노조 소속인데 올해 2월께 B사가 업체 사정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하면서 계룡건설과 건설기계노조는 신규 계약 협의에 들어갔다.

건설기계노조측은 남아있는 일거리 중 일부를 분할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기술과 자격이 공사에서 필요로 하는 법적 요건에 미치지 못해 계룡건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비 단가도 서로 입장차가 커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는게 계룡건설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건설기계노조측은 “초기부터 차량파손 등에 드는 각종 부대비용을 감수하며 공사에 임했다. 협상에 그런건 감안이 안됐다”며 “장비나 기술조건도 우리가 맞출수 있다 했지만 반영이 안됐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총 3차례에 걸쳐 조율을 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결렬됐다.

계룡건설은 “서로의 조건에서 접점을 못찾아 계약이 안됐는데 일을 떼어 달라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건설기계노조는 규격 외 발파암 일부가 매립됐다며 공주시에 '불량시공’ 민원을 제기했다.

한노총 소속 A사도 가만 있지 않았다. 일거리 사수를 위해 공사현장에 인력을 투입시키고 진출입을 통제하며 두터운 방어벽을 쳤다. 양측 감정싸움의 시작과 전선 확대의 신호탄이었다.

시공의 불량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공주시의 굴착이 이뤄지던 14일에도 두 노조는 거친 욕설을 주고 받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건설기계노조 관계자들이 ‘한노총’ 유니폼을 입고 나타나자 A사 측이 “건설기계노조는 한노총에서 제명된 단체다. 한노총을 사칭하지 말라”며 자격시비 논쟁까지 벌였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전문가 입회 하에 실시한 수차례의 점검 결과 매립된 돌의 ‘오버 사이즈’ 논란은 큰 문제 없는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악성 민원과 허위사실 유포 등에 법적으로 강경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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