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 말로만 “사과와 유감의 말씀 전한다”…보상 대책도 없어
CRPS 치료 관련 부담금액 4000여만원 이상
대책 마련 대신 책임 회피성 발언만 이어가

국군의무사령부 민원 답변. 답변서 어디에도 대책을 마련한다거나, 담당 군의관에게 감찰조사를 한다거나 하는 내용은 전혀 없는 형식상의 '사과와 유감 '만을 표했다.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청주에 거주하는 박모씨는 군 입대 기간에 희귀질환인 CRPS(복합부위 통증 증후군)가 발병해 결국 지난 5월 의병 전역을 하게 됐다. 군 병원과 민간병원의 치료를 병행한 박씨에게 군 당국은 책임 회피성 발언만 하면서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다. 물론 이에 따른 보상 대책도 전무 하다.

박씨 가족은 지난해 8월 24일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 수술을 시작으로 CRPS관련 진단, 치료, 통증관리 시술 등 모두 1400여만원을 부담했다. 또 CRPS 증상 완화 방법인 척수자극기 삽입술로 2500여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된다. 이것만 해도 박씨 가족이 부담할 비용은 4000여만원이다. 하지만 자극기를 삽입하더라도 통증의 완화가 없다면 추가로 삽입을 해야하며, 이에 따른 비용도 계속 커져 치료비가 얼만큼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민원 답변을 통해 “환자의 입원 기간 동안 정신과 및 순환기 내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등의 협진을 통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했다”며 “환자 및 보호자의 의사를 존중해 민간병원 진료 조치도 했는데, 불편을 느꼈다면 사과와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는 입장만을 전달했다.

군 당국은 답변서 어디에도 책임을 인정한다던가, 보상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 박씨 부모는 해당 군의관에 대한 감찰 후 징계도 요청했으나, 묵살 당했다.

현재까지 CRPS 발병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초 부상 당시 제대로된 치료를 받았다면, 이렇게 CRPS로 고통받지 않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조병기 충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최초 부상 당시 발목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상태였는지, 일부 파열 후 훈련을 계속 받아 상태가 악화됐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때문에 명확한 답을 줄 수 없지만, 최초에 제대로 된 조치를 받았다면 발병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씨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치료비용이기 때문에 돈을 부담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며 “다만 군 당국이 제대로 된 감찰로 책임성 있는 사과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질환이 발병한 내 아들은 어쩔 수 없지만, 추후라도 다른 장병들이 이런 처우를 받지 않았으면 해서 민원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CRPS를 겪는 환자는 1만~2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대부분이 군 복무 중 발병한다. 발병 사실을 인지한 군 당국은 바로 환자를 의병제대 시킨 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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