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복대동 도로침수 5년 전과 다를 바 없어
가게 안 물바다…식자재 전자제품 등 침수피해

복대동 인근 식당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물 (사진=맹찬호 기자)
복대동 인근 식당 바닥에 흥건하게 고인 물 (사진=맹찬호 기자)

 

[동양일보 맹찬호 기자]

5년 전과 똑같아요

 

10일 새벽부터 시작된 기록적인 폭우로 청주 흥덕구 복대동 한 도로 앞이 5년 전과 똑같이 물에 잠겼다.

도로 앞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송종형(61)씨는 2017년의 악몽이 떠올랐다. 송씨는 5년 전과 동일한 피해가 있을까 두려워 잠을 설쳤다. 많은 비가 쏟아져 걱정되는 마음에 새벽 3시 30분께 1층 카페를 점검하러 갔지만 이미 가게 안은 물바다였다. 가족들을 깨워 상황을 알린 뒤 가게 바닥에 들어온 부유물과 쓰레기를 빗자루로 쓸고, 발목까지 차오른 물을 양동이로 퍼냈다.

10일 새벽부터 시작된 기록적인 폭우로 청주 흥덕구 복대동 한 도로 앞 하수구에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10일 새벽부터 시작된 기록적인 폭우로 청주 흥덕구 복대동 한 도로 앞 하수구에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새벽 4시 25분께 도로침수를 발견한 지역 주민들의 신고로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했다. 소방관들이 배수관을 찾아 현장 조치하니 물은 30여 분만에 빠졌다. 어느 정도 상황이 정리된 뒤 송씨는 천천히 가게를 둘러봤다. 가게 벽과 바닥엔 흙탕물이 가득했고, 제빙기와 공기청정기와 같은 전자제품은 이미 물에 잠겨 사용을 못 할 수준이었다.

송씨는 “3년 넘게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다”며 “2017년에도 가게 앞 도로에서 침수가 발생했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지자체가 제대로 보수하지 않아 일어난 것 같다”고 호소했다. 이어, 침수피해를 대비하기 위해 “가게 문턱을 30cm 정도 높였는데도 불구하고 물이 차올랐다”며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게끔 조치를 잘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9시 47분께 복대동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는 주류회사 직원의 문자를 받았다. (사진=맹찬호 기자)
10일 오전 9시 47분께 복대동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는 주류회사 직원의 문자를 받았다. (사진=맹찬호 기자)

 

사장님, 가게 일찍 나가보셔야겠습니다.

물바다가 됐는데요. 전기도 나갔고요

같은 날 오전 9시 47분께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는 주류회사 직원의 문자를 받았다. 바로 식당으로 달려가 문을 연 그가 마주한 것은 바닥이 흥건하게 고인 물이었다.

복대동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가 물이 차오른 부분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복대동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가 물이 차오른 부분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맹찬호 기자)

 

우씨는 어디서부터 정리할지 고민이다. 그는 “물이 가게 안쪽까지 들어와서 냉장고와 제빙기가 고장난 것 같다”며 “냉장고에 보관한 식자재를 사용하지 못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침수피해로 오늘 장사는 못 할 것 같다”며 “전기 배선에도 물이 들어와 어디서부터 수리해야 할지 걱정이다”라고 했다.

복대동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가 흥건하게 고인 물을 보고 나오는 모습 (사진=맹찬호 기자)
복대동 인근 식당 주인 우명수(53)씨가 흥건하게 고인 물을 보고 나오는 모습 (사진=맹찬호 기자)

 

복대1동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도로침수가 발생한 곳을 현장 점검하며 문제점을 파악 중”이라며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양수기 1대와 모래주머니를 설치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5년전인 2017년 7월 청주시 흥덕구 석남천과 가경천이 한때 범람하며 복대동 인근 아파트 지하주창이 침수돼 차량 50여대가 물에 잠겼었다. 청주시는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2019년 12월부터 석남천 일대에 신설 관로를 설치 중이다.

CCTV에 확인된 당시 도로침수 상황 (사진=맹찬호 기자)
CCTV에 확인된 당시 도로침수 상황 (사진=맹찬호 기자)

 

청주환경관리본부 하수시설과 관계자는 “5년 전 도로침수로 인해 신설 관로를 계획해 공사 중이다”라며 “폭우로 공사 중이던 배수관이 못 버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사 진행률은 77%로, 내년 6월 중 준공 예정이다”라며 “수시 점검으로 침수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소방본부는 10일 자정부터 정오까지 소방장비 19대, 인력 70명을 동원해 19건의 풍수해 대비 긴급구조활동(나무제거 14, 배수 4, 기타1)을 진행했다.

맹찬호 기자 maengho@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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