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특보자리 권하자 공 총장 사표 제출... 주민·동문까지 집단반발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동양일보 박승룡 기자]김영환 충북지사가 임기가 1년 6개월 남은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에 사퇴를 종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지사는 개인적인 자리에서 공 총장에 교육특보 자리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접적으로 사퇴 압박을 한 것이다.

그러자 공 총장은 지난주 사직서를 충북도에 제출했다. 20일 도에 따르면 김 지사의 결재는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공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교육특보는 현재 충북도 인사체계에 없는 직급으로 밀어내기에 부담을 느낀 일종의 ‘처방형 인사’로 보인다.

전문 임기제(특보)는 행안부와 협의를 통한 단계별(서류·면접) 시험이 필요하고, 개방형 직위는 전국을 대상으로 공개모집 해야 하지만 아직 도는 별도의 인사절차를 진행하진 않고 있다.

총장의 사퇴설이 나돌면서 옥천군에 둥지를 틀고 있는 대학가엔 ‘낙하산 인사를 위해 인재를 내몰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 총장은 폐교위기에 몰린 대학을 살리기 위해 이시종 전 지사가 교육부에서 ‘구원투수’로 임용한 인물로 대학 최초로 연임을 하기도 했다.

이 대학은 2014년 교육부 특성화 육성사업 평가에서 탈락하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신입생 충원도 어려워졌고, 취업률도 한때 30%까지 곤두박질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학구조개혁 평가 2년 연속 'D등급'이라는 낙제점을 받았다.

도는 대학 정상화를 위해 제 살을 깎으며 입학정원을 520명에서 460명으로 축소하고 꼴찌 탈출을 위해 대학구조개혁평가 전담기구를 만들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2017년 공병영 총장 취임이후 대학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통 교육부 관료 출신인 공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취업률 달성, 재정자립 강화, 마케팅 확대, 지역사회 융합, 교육원 역량 확대 등 10대 과제를 선정, 추진에 박차를 가했다. 대학은 점차 회복하기 시작했고 등록률과 취업률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취임 1년 만에 '자율개선대학'에 당당히 진입해 공 총장은 부실 꼬리표를 뗀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 총장이 사직서를 제출하자 지역민과 동문까지 집단 반발에 나섰고 입시를 앞둔 대학 측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 대학 총동문회 관계자는 “지사의 이번 사퇴종용은 대학발전에 저해가 되는 행위다. 성과가 뚜렷하고 임기가 보장된 총장을 자리도 없는 교육특보로 보낸다는 것은 대학을 무시하는 행태이다”며 “사직서가 수리된다면 동문들과 함께 공식적인 항의를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김정태 옥천군 청년발전 위원장은 “설립이후 낙후돼 있던 대학가를 발전시킨 주역인 것은 옥천주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데, 임기도 못 채운 채 사직을 해야 한다면 그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며 “아무 문제도 없는 총장에 사직을 종용했다는 것은 김 지사의 판단에 큰 착오가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도와 대학은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맞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설명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인사권자가 사퇴를 직접 종용했을 땐 직권남용죄로 처벌받을 수 있어 정확한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승룡 기자 bbhh010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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