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유영선 동화작가

 

[동양일보]“아픈 가정이야기 많아...꿈과 희망 주는 따뜻한 시선”

심사위원 유영선 동화작가
심사위원 유영선 동화작가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설레면서 기다리는 일이 있다. 새로운 신인작가의 탄생이다.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취업에 밀려 국문과와 철학과가 폐과돼 인문학이 죽어가고, 순수예술이 외면 받는 시대에 돈이 되지 않는 작가에 대한 꿈을 갖고 매년 신인문학상에 도전하는 응모자들을 보면 그래서 눈물이 나게 고맙다.

올해도 코비드를 견디면서 작품을 보내온 사람들에게 먼저 감사한다.

응모글을 읽다보면 그 해의 유행패턴이 있는 것 같다. 올 동화부문 응모작 가운데는 유독 아픈 가정이야기가 많아서 마음이 좋지 않았다.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 이혼한 가정, 다문화가정 아이, 조손가정, 치매할머니 등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 아이들 세계 속으로 고스란히 들어간 느낌이었다. 또한 최근 들어 반려견과 반려묘의 이야기도 눈에 띈다.

동화는 아이들이 소재가 되지만 아이들이 읽는 글이다. 내적 성숙과 심리 묘사를 위해서라면 사회적 문제를 배경으로 삼는 경우가 이해되지만, 좀더 밝은 소재로 미래세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하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도 필요하다.

최종심으로 5편을 골랐다. ▲‘빵점 맞는 내 작꿍 ’(인천:한상민), ▲‘호미 두 자루’(광주:김옥희), ▲‘아빠의 필름 카메라’(서울:임수경), ▲‘한밤중 동물원에서’(청주:이영미), ▲‘노랑털모자의 비밀’(울산:이유경) 등 5편이다. 이 작품들은 소재가 다양하고, 개성있는 표현과 동심이 살아있어서 읽는 즐거움이 있었다.

‘빵점 맞는 내 작꿍 ’은 일부러 빵점을 맞는 짝꿍의 비밀을 알아내며 우정을 그린 아름다운 동화였다. ‘호미 두 자루’는 엄마가 아파서 베트남으로 떠난 뒤 할머니와 아빠 사이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씩씩하게 자라는 아이를 그렸고, ‘아빠의 필름 카메라’는 이혼한 아빠가 선물한 필름 카메라로 행복한 모습만이 아니라 어둡고 힘든 부분까지 애정을 가지고 사진을 찍는 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렸다.

‘한밤중 동물원에서’는 문 닫힌 동물원에서 동물들이 사람들을 비난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모습을 그렸고, ‘노랑털모자의 비밀’은 할머니를 잃은 지렁이가 할머니가 남긴 사랑을 실천해 가는 내용을 재밌게 풀었다.

다섯 작품 모두 각각의 장점들이 있었다. 그 중에 섬세한 심리묘사와 작품의 구성, 문장력 등이 돋보이는 ‘아빠의 필름 카메라’를 당선작으로 골랐다. 동화하기 보다는 소년소설류의 글이지만 첫문장의 시작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표현력이 뛰어나 글을 많이 다뤄 본 솜씨가 엿보였다. 당선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며 더 좋은 글을 쓰라는 응원을 보낸다. 아쉽게 선외가 된 분들에겐 칭찬과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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