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관(73·맨 오른쪽) 이장과 마을 직능단체 임원들의 모습(사진=신우식 기자)

[동양일보 신우식 기자]“동네 어른들 말 들어보면 한 500년 전쯤? 진양 하씨 중 하부라는 분이 이 곳에 처음 자리를 잡았고, 그대로 마을이 형성됐다고 하셔요. 예전에 다 그렇듯이 마을 생김새 따라서 이름이 지어졌는데, 돌에 꽃이 피는 마을이래서 돌곶이라고 불렸고, 그게 지금은 한자어로 석화(石花)리가 된 거죠. 항공에서 촬영한 마을 모습도 꽃봉오리 같구요”

손승관(73·강내면 석화1리) 이장의 설명이다. 이 마을은 과거 양잠으로 유명해 1964년 양잠특설지구로 지정됐다. 1966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양잠업 장려를 위해 직접 마을을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 1967년에는 마을에 15만 그루의 뽕나무가 심겨져 소잠량이 폭등해 주민들에게 부를 안겨줬고, 청주에선 처음으로 전기도 들어왔다. 한 주민은 “1967년 8월 25일 옥산쪽에서 전선을 끌어와 처음 전기가 들어왔는데, 60년 가까이 세월이 지났는데도 아직 생생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2016년 석화리 산23번지 버섯재배사부지내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목책성이 있다. 목책 길이는 약 100m에 이르며 내부에 집터 5기, 원형 저장 구덩이 18기, 집수시설 1기 등 47기의 유구가 발견됐다.(사진=문화재청)
2016년 석화리 산23번지 버섯재배사부지내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목책성이 있다. 목책 길이는 약 100m에 이르며 내부에 집터 5기, 원형 저장 구덩이 18기, 집수시설 1기 등 47기의 유구가 발견됐다.(사진=문화재청)

 

그러나 현재는 양잠업이 사양길로 들어서면서 뽕나무 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양잠특설지구라는 이름만 남았다. 인근 강내면 학천리에 한국잠사박물관만이 당시 찬란했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를 기억하며 “대부분 동네 사람들이 잠사(蠶絲)에서 먹고 잔 기억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잠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고 하상돈 잠업장인도 이 마을 출신”이라고 전했다. 지금은 73가구 200여명의 주민이 거주 중으로 쌀, 토마토가 주력 생산품이라고 한다. 마을 주변 볼거리로는 2016년 석화리 산23번지 버섯재배사부지내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목책성이 있다. 목책 길이는 약 100m에 이르며 내부에 집터 5기, 원형 저장 구덩이 18기, 집수시설 1기 등 47기의 유구가 발견됐다. 이 지역은 2017년 문화재청에 정식 문화재로 등재됐다.

마을 전경. 도로변에 주민들이 심어 둔 꽃들이 소담하게 피어있다. (사진=신우식 기자)
마을 전경. 도로변에 주민들이 심어 둔 꽃들이 소담하게 피어있다. (사진=신우식 기자)

 

이 마을 도로 옆으로 주민들이 직접 심은 꽃들로 형형색색으로 물든 풍경도 자랑거리다. 주민들은 마을 미관을 위해 2019년 11월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했고, 분리수거 정착화에도 힘썼다. 얼마 전에는 아이스팩 수거함도 설치됐다.

마을에 설치된 아이스팩 수거함과 쓰레기 집하장. 손 이장은
마을에 설치된 아이스팩 수거함과 쓰레기 집하장. 손 이장은 "마을단위에서 설치된 것은 우리 마을이 전국 최초로, 여러 마을에서 우리 마을을 벤치마킹 해 갔다"라고 설명했다.(사진=신우식 기자)

 

손 이장은 “전국에서 마을에 자체적으로 아이스팩 수거함과 쓰레기 집하장을 설치했죠. 아마 마을 단위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한 것은 이 곳이 최초일 거에요. 그러면서 정부에서 실시하는 초록마을 사업을 2020년 지원했는데, 첫 해에 초록마을로 선정됐어요. 그리고 올해까지 매년 초록마을로 선정돼 자연환경을 잘 보전하고 있다고 할 수 있죠”라고 말했다.

충북선 선로 위를 지나는 마을 진출입로. 폭이 좁아 차가 양 방향으로 지날 수 없고, 도로 옆으로 논이 있어 야간 운행 시 전도사고 위험성이 높다(사진=신우식 기자)
충북선 선로 위를 지나는 마을 진출입로. 폭이 좁아 차가 양 방향으로 지날 수 없고, 도로 옆으로 논이 있어 야간 운행 시 전도사고 위험성이 높다(사진=신우식 기자)

 

주민들의 숙원은 마을 진‧출입로 확장이라고 한다. 이 마을 진‧출입로는 청주역~오송역 사이 충북선 선로 위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이 진‧출입로가 좁아 차량 교행이 불가능해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는 물론이고, 해가 진 뒤엔 사고 위험성마저 높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차끼리 서로 마주치면 후진으로 한 차가 양보를 해야 하는데, 밤에는 보이지도 않아요. 또 도로 옆으로 낙차가 있는 논이 있어서 후진 중 잘못하면 차가 뒤집히는 사고도 많이 나요. 밤에는 진짜 겁이 나서 운전도 못할 정도”라며 “운전학원도 있어서 통행량이 많은 편인데, 교행이 가능할 정도로 진입로를 확장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하소연했다. 신우식 기자 sewo911@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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