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분해성 멀칭비닐 등 근본 해결책 마련 시급
정부·지자체·농협 등 사업비 분담 지원돼야

충북 괴산군 청천면의 한 길가에 방치된 영농폐비닐 모습.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상>청정농촌 뒤덮는 영농폐비닐

□<중>제자리 걷는 수거·처리시스템

■<하>친환경농자재 지원·교체 시급



매년 농촌에서 태워지고, 묻히는 영농폐비닐로 인해 대기와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각 지자체나 한국환경공단도 예산과 처리시설을 늘리는 등 안간힘을 쓰곤 있지만 실질적인 수거·처리시스템을 갖추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는 상태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미 오래전 개발돼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생분해성 멀칭필름과 올해 기재부 혁신 우선과제로 선정된 탄소저감형 PCR 멀칭필름이 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멀칭비닐은 지온상승, 잡초억제, 토양수분, 토양의 입단구조 보호 등 밭농사를 지을 때 필수적인 농자재지만 연간 22만~23만t 가량의 폐비닐이 발생되며, 폐기물 부담금을 t당 15만원으로 적용할 때 연간 330억~345억원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거된 양의 수치일 뿐 실제 발생하고 있는 상당량의 폐비닐은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소각·매립하거나 밭 한켠에 쌓아 놓은 채 방치하고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을 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분해성 멀칭비닐은 설치(피복) 후 약 6개월이 지나면 햇빛에 의한 산화, 토양의 물,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별도의 회수·폐기가 필요 없다. 즉 소각·매립 등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비용·시간·노동력 절감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멀칭필름에 비해 4배가량 높은 가격과 농가서 직접 접수, 신청, 수령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많이 사용되지 못했다. 제품생산 초기엔 생분해되는 시간이 예정보다 짧아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완벽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또 일반 멀칭필름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0평 기준 농가에 적용한 결과 일반 멀칭비닐은 필름값 7만5410원(0.03×0.4×200m), 필름회수인건비 20만원(2인), 운송·처리비 5만원 등 32만5410원이 소요된다. 반면 생분해성 멀칭비닐은 필름 값 28만6550원(0.15×0.1×800m)으로 일반 멀칭필름에 비해 –12%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분해성 멀칭비닐은 2020년 제주시 제주농업기술센터 실증사업을 진행해 지난해 부안군(1억3000만원/보조 60%·자부담 40%), 올해 강릉시(12억원/보조 80%, 자부담 20%)가 사업을 진행했다.

한편 전북환경본부도 지난해 11월 전북도, 농협전북본부, DL케미칼과 함께 농촌에서 발생하는 영농폐비닐 재생원료를 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연구개발 협업을 통해 순환경제형 PCR-멀칭필름(재생원료 42%, 신재 58% 혼합사용)의 시험생산에 성공했다. 이어 본격적인 과제 이행을 위해 한국농업기술진흥원, 국립공원공단 변산반도사무소, 군산시친환경작목반·농민 대상 PCR-멀칭필름 시범보급을 통한 현장 적용성 검증을 통해 “질김성이 우수해 노동력이 절감된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아울러 PCR-멀칭 필름의 물성·유해성 등 시험분석 실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20% 저렴한 가격과 인장강도, 신장률, 인열강도 등 성능이 10% 향상돼 PCR-멀칭 필름이 영농활동에 적합한 것으로 검증됐다.

괴산군의 한 농민은 “밭작물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멀칭비닐은 사용 후 소각되는 일이 많아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현재의 영농폐비닐 수거·처리시스템은 밑빠진 독에 물붙기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100% 분해돼 일손을 덜고, 환경오염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생분해성 멀칭비닐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농민들이 높은 가격의 생분해성 멀칭비닐을 일반 멀칭비닐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각각 지원사업비를 분담하고, 각 지역 농협에서 접수·신청 등을 도맡아 처리해 준다면 빠른 시간 내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건강한 농촌으로 거듭나기 위해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협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조석준 기자 yohan@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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