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0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파업 출정식이 열렸다.

파업 첫날부터 곳곳에서 물류 운송에 차질이 발생했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상시보다 60% 감소했다.

다만, 정부는 전국적 물류 피해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며, 업무개시명령 발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1만명 출정식 참여…"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전국 16개 지역에서 동시에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조합원들은 대형 화물차량을 도열시키고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차종·품목 확대 적용을 요구했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선 조합원 1천명이, 국내 최대 석유화학·철강업체가 밀집한 전남 광양항에는 2천명이 모였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한 달 내내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하고 겨우 생활비를 가져가는 화물노동자가 더는 죽음과 고통을 연료 삼아 화물차를 움직일 수 없다"며 "안전운임제만이 화물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제도"라고 강조했다.

출정식 참여 인원은 전체 조합원(2만2천명 추정) 절반 수준이다.





◇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의 40% 수준

정부는 파업 첫날 물류 수송에 큰 차질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이 오후 5시 현재 64.2%로, 평상시(64.5%)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장치율은 항만의 컨테이너 보관 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의 비율을 뜻한다.

그러나 컨테이너 반출입량(오전 10시∼오후 17시)은 1만4천695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상시(3만6천655TEU)보다 60% 떨어졌다.

국토부는 "주요 화주·운송업체들이 집단운송 거부에 대비해 물량을 사전에 운송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들은 초긴장 상태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6월 파업 때처럼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전국 시멘트 공장에선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가 운행을 멈추며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이날 하루 약 20만톤(t)의 출하가 예정돼 있었으나 파업 여파로 실제 출하량은 1만t에도 미치지 못했다.

협회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원으로 볼 때 약 190억원 상당의 물량이 출하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 정부 "무관용 원칙"…업무개시명령 발동 준비

정부는 화물연대의 출정식 이후 바로 대국민 담화문을 내 "정당성과 명분이 모두 없는 매우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을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의왕 ICD에서 현장상황회의를 열어 물류 차질 등 피해가 커지면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실무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거부해 국가 경제에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국토부 장관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화물기사 등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고 화물운송사업자 면허도 취소된다.

지금까지 운송개시명령이 발동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국토부-화물연대 평행선…부산신항에 '장관 집무실'

파업 첫날 국토부와 화물연대 양측의 교섭은 이뤄지지 않았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이 이봉주 위원장과 의왕 ICD에서 10분가량 만났지만,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연대 측에 교섭 제안을 했기에, 제안에 응해오면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도 비슷한 입장이다. 이봉주 위원장은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으며,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화물연대 파업 대응을 총괄 지휘하기 위해 이날 저녁 부산항에 임시 사무실을 차렸다. 원 장관은 집단운송거부가 끝날 때까지 물류 현장을 집무실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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